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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시간은 러시아의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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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2022년 2월 침공한 직후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흑해 인접)를 지금도 여전히 통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여름부터 이 전선들에서 대반격을 펼쳤으나 성과는 크지 않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최근 AP 인터뷰(11월30일)에서 “더 빠른 전과를 원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라고 인정했을 정도다.


〈이코노미스트〉는 전황을 이렇게 정리했다. “5개월 동안 많은 피와 비용이 들었지만 우크라이나가 11월 초까지 거둔 성과는 미미하다. 수복한 영토는 우크라이나 전 국토의 0.1%도 안 되는 약 400㎢에 불과했다. 러시아는 여전히 우크라이나 영토의 18% 정도를 점령하고 있다.”


길고 긴 소모전이 이어질 전망이다. 양측 모두 병력과 무기가 더 필요하다. 이 경쟁에선 권위주의 국가인 러시아가 유리하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2월1일, 병력을 17만여 명 늘리는 법안에 서명했다. 우크라이나 인구는 러시아(약 1억4300만명)의 3분의 1(약 4300만명)에 불과하다. 러시아는 세계적 무기 생산 대국인 데다 북한(탄약)과 이란(드론) 등으로부터 군수품을 조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미국, 유럽 등 서방국가들의 무기 공급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나 올해 들어 지원이 지체되었다.


서방국가들은 전쟁의 장기화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미국에선 공화당이 지원을 반대하고 나섰다. 지난 11월 초,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610억 달러)와 이스라엘(143억 달러) 지원 법안을 함께 처리해달라고 하원에 요청했다. 공화당 주도의 하원은 이스라엘 지원 법안만 통과시켰다.

 

 

러시아는 내년 3월에 대통령 선거를 치른다. 푸틴은 대통령 선거 이전에 ‘러시아 군이 승기를 잡았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대공세를 펼칠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2024년 예정된 대통령 선거를 시행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우크라이나가 대선을 연기하는 경우, 러시아는 ‘젤렌스키의 장기 집권 음모’라는 패러다임으로 서방국가의 여론을 대상으로 심리전을 펼칠 것이다. 러시아의 필승 전략은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끊는 것이다.


시간은 러시아의 편이다. 권위주의 독재자인 푸틴은 국내 여론에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더욱이 2023년 하반기에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러시아 경제 상황이 개선되었다. 푸틴은 서방국가들이 지칠 때까지 기다릴 것이다. 한 미국 고위 관료는 CNN(12월1일)에 푸틴이 11월 미국 대선 때까지 “전쟁을 끌고 나갈 심산인 것엔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에 비관적 전황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알리나 프롤로바 우크라이나 전 국방차관은 미국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대서양위원회’의 11월 화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 군의 올해 최대 전과(戰果)를 “러시아의 ‘흑해 봉쇄’를 완전히 붕괴시킨 것”이라고 소개했다. 우크라이나 남부에 접한 흑해는 이 나라의 곡물 등 수출품이 대서양으로 나가는 항로다. 러시아는 흑해에 배치한 함대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막는 한편 남부 내륙 도시들로 로켓을 발사해왔다. 우크라이나가 장거리 미사일과 해상 드론으로 러시아 흑해 함대를 후퇴시킨 전과는, 서방국가들로부터도 인정받고 있다.


이 회의에서 웨슬리 클라크 나토 전 사령관은 “전장은 교착되는 곳이 아니라 역동적인 장소”라며 “미국의 지원은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미국과 우방국들의 안보에 대한 투자”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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